주님의 음성을 너무도 간절하게 듣고 싶었다. 늘 사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모하는 마음 깊숙한 곳에는 문제가 있을 때 주님으로부터 시원한 답변이 듣고 싶다는 이유가 컸다. 궁금한 게 있으면 주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하지만 안다. 주님은 그런 분이 아니시다. 내 욕심으로, 내가 얻고자 하는 답을 달콤하게 내 귀에 속삭여주시는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친밀함을 원하신다. 더욱 내가 그분의 얼굴을 구하길 원하신다. 그저 주님과 나누는 교제의 달콤함을 사모하길 원하신다. 나는 아직 그 달콤함을 맛보지 못했나 보다. 그래서 이렇게 어렵나 보다. 사소한 일들에 쏟아붓는 시간은 아까운 줄 모르면서도, 처음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읽던 성경도 이제는 매일 읽기가 힘들어졌다. 삶이 힘들고, 마음이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글을 쓰는 것도 힘들어졌다. 내 영적 상태가 좋지 못할 때면 글에 나의 상태가 모조리 드러날까 봐 불안했다. 쓰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써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주일 예배에서 모든 게 사라졌다. 지겹게도 나를 괴롭히는 죄책감과 무기력함, 막막함,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가뿐해졌다.
어제는 우리 교회 창립 3주년 감사예배로 드렸다. 마치 멋지게 구성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듯했다. 너무도 조화롭고 잘 어우러져서 마음이 행복해지고 또한 계속해서 눈물이 나는 감동적인 연주였다. 찬양을 시작으로 이어진 우리 교회의 3개월 그리고 3년 출석한 두 자매의 간증, 우리 교회의 3년을 담은 영상, 런던 순복음 교회 김용복 목사님의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원칙’이라는 설교, 기도, 풍성하고 압도적이었던 예찬 시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큰 감동이 있었던 원띵까지. 이 교회에 얼마나 출석했는가는 관계없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감동적이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 아름다운 연주 속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발성이 있었다. 어제 주일 설교에서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건강한 교회가 세워지는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개인의 자발성이었다. 3주년 예배에서, 우리 모두가 서로의 아름다운 자발성을 목격했다. 매주 당연하게 여겨지던 그 자발적인 마음들이 어제 빛을 발했다. 모두가 감사했다. 그리고 또 나는 부끄러웠다. 그 누구도 내게 강요하지 않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던 일들을 혹시 부담을 가지고 생색을 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됐다. 어제 우리가 목격한 이곳은 정말 교회다운 교회였다.
감사하게도 어제 내게 꼭 필요한 말씀이 들렸다. 아직은 또렷하게 들을 수 없는 하나님의 음성이지만, 자매들의 간증에서, 목사님의 말씀에서 오는 큰 감동이 있었다. 좋은 교회는 떨어지지 않고 모두가 함께 붙어있는 교회다. 어떠한 기준에 따라 너는 그르고 나는 옳다는 이유로 나뉘고 분열되는 교회가 아니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지 않고 모든 성도들이 하나 되어 함께 똘똘 뭉쳐있는 교회. 무엇보다 성도들의 하나 됨을 통해 비록 쉬운 길이 아니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체험할 수 있는 교회. 쉬운 길을 통해 얻는 성공 같은 실패가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는 교회가 바로 이곳이 아닐까 생각했다. 언제나 붙어있어야겠다. 교회에 붙어있고, 주님께 붙어있어야겠다. 붙어있을 거다. 붙어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다시금 고백하고 싶어졌다. 나를 언제나 적절한 때에 적절한 장소로 이끄시는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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